고대부터 근현대시기까지, 불교미술에서 채색화 분야까지,
폭넓은 시각으로서의 ‘한국미술론’을 진술하고 있다!
서양미술 범람시대에 우리 미술의 진면목과 만나고자 많은 세월을 보냈다. 비록 방황하는 세월이었지만 그래도 뭔가 고민의 흔적들은 쌓여갔다. 이에 그 방황의 산물을 한국미술론이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 아래 모아 보았다. 그러니까 본서는 좌충우돌하면서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탐구하고자한 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내용물이 허접하여 부끄럽기는 하지만, 대학 강단을 옮기면서 개인적 기념의 하나로 이 책을 묶는다.
그동안 저자는 우리 미술사학계 혹은 미술계에서의 관행에 합류할 수 없어 외로웠던 기억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은 장벽을 뛰어넘도록 스스로 채찍을 만들게도 했다. 여기서 문제의식은 구체적 사안에 대한 것도 있지만, 크게는 우리 미술문화를 바라보는 관점과도 연결되었다. 그래서 독창성은 물론 시대정신이나 민족의식과 같은 키워드를 소중하게 했다. 더불어 폭 넓은 시각으로서의 접근은 통섭이라는 용어까지 만나게 했다. 오늘의 우리 시대는 통섭의 시대임을 확인하게 한다. 통섭, 한마디로 넓게 보자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러한 시각 아래 한국미술사 공부를 하고자 했다.
본서의 특징은 한국미론과 같은 원론에서부터 불교미술, 조선시대의 회화, 이른바 민화 관련 채색화 부분, 그리고 근대미술 분야까지 다양한 관심의 집적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한국미론 관련의 원론적 논고를 앞에 내세웠다. 그동안 선학들은 한국미의 특징에 대하여 많고도 많은 주장을 펼쳐 내놓았다. 저자의 시론(試論)은 무애미론(無碍美論)을 내세웠다. 무애라는 개념은 원효의 사상에서 따온 것이다. 저자는 원효를 존경하고 있는 바, 그의 철학을 빌려 온 것은 자연스럽다고 본다. 본서의 근현대미술 관련 논고의 비중은 크다. 저자의 전공분야와 관련된 자연스런 결과라 믿는다. 게다가 근대미술은 오늘날 우리 미술계 혹은 시각적 현실과 맞물리고 있는 부분이어서 생동감을 자아낼지 모르겠다. 흥미로운 쟁점 중심으로 몇 편의 논고를 모아보았다. 질곡 많았던 근대기의 미술, 거기서 새로운 담론을 추려낼 수 있다. 특히 서구중심주의에 빠져 있는 현대미술계에서 이 부분은 비중을 크게 둘 수밖에 없었다. - 머리말 중에서
지은이 윤범모는 현재 동국대학교(석좌교수) 미술사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예술총감독, 재단법인 가나문화재단 상임이사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