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옥의 세 번째 시집 「그만해라 가을산 무너지겠다」는 하나의 꽃 시집이다. 꽃으로 시작해서 꽃으로 끝난다. 혹시 전생에 꽃으로 살지 않았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그녀의 시정 속에 자주 등장하는 꽃이나 노을, 낙엽은 온 세상을 풍요롭게 가꾸는 생명체들이며, 햇볕과 바람의 이미지들은 인연 생기를 촉매하는 순환적 코드로 작용한다. 그래서 꽃의 시편들은 이들 자연 대상과 친화적 일체감을 이루며 ‘엘랑 비탈’?lan vital의 생명성 넘치는 자연 예찬의 열락적 시정을 드러낸다. 나아가 그녀만의 감수성의 촉수로, 유한적 존재들의 생성과 소멸이라는 순환 의식을 통하여 만남과 이별의 의미, 나아가 현상 너머에 있는 존재하는 것들의 이면을 들추어내려는 미적 체험의 경지를 보여준다.
- 문광영(문학평론가·경인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신영옥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나 1993년 계간 『창작수필』(수필), 2010년 계간 『만다라문학』(시)으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 인천농협주부백일장에서 수필부문 「밤섬의 가을」로 최우수상, 1996년 문학의 해 인천시민문예작품공모에서 시 「봤어」 외 5편으로 동상을 받았다. 수필집 『꽃을 보듯 사랑한다』 시집 『풍경』 『그곳 서쪽 마을』이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원, 인천문인협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2021년 인천문화재단문화예술지원(문학출판)사업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