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지난 세월을 되돌아봅니다. 이석증, 실어증, 기억상실증… 슬픔이 지나갈 때마다 몸이 말개졌습니다.
역병의 긴 터널을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고통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희망의 불씨가 사라져버린 세상에 어리석은 믿음을 굳게 간직한 동지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詩가 마음의 안식이 되고 병든 몸을 치유하리라는, 그래서 노래가 되고 춤이 되고 메스가 되어 마침내 희망을 줄 거라는.
모종의 결심을 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모종의 실마리가 풀리기를 바라면서 열한 번 째 자리를 펼쳤습니다. 모쪼록 초심을 향한 맑은 하늘이 독자들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기꺼이 출간을 허락해 준 황금알 출판사에 고마움을 표하며, 귀한 원고를 보내 주신 마종기 시인과 이원로 시인 그리고 옥고를 주신 모든 회원들께 감사드립니다.
2023년 봄
한국의사시인회 회장 김연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