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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절벽 (시안황금알시인선15)
지은이 : 서량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07년 09월 29일
사양 : 112쪽 | 128*210
ISBN : 978-89-91601-44-4-03810
분야 : 황금알시인선
정가 : 7,000원
서량 시인은 자신의 길을 닦고 있었다. 자갈밭을 갈아엎고 때로는 바윗돌도 들어내며 시의 새 길을 내고 마침내 새로운 땅을 점령하는 것을 필자는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그의 땀에는 문명의 구체성에 대한 관찰로 사물을 어루만지는 시의 힘이 담겨 있고, 그 신선도가 외로움을 탁월하게 대비시킨다. 그의 상상력의 뿌리가 견딜 수 없는 삶의 내면세계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일상에 곰삭은 말까지 꿰뚫어 늘 경탄하곤 하였다. 조형적인 그의 시선에서도 상투성을 완전히 벗어나고 섣부른 과장이 없다. 깊은 상징성에 자신의 목소리를 지니고 있어서 대상을 투시하는 눈이 날카롭다. 문학 속의 음악성은 섬세한 울림으로 마취되어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묘미를 갖게 한다. 그래서 세상의 어떤 것도 그에게 목덜미를 잡히면 생성의 언어를 타고 생명체를 살리는 서량詩의 백성이 된다.
- 김정기(시인)

서량 시인을 만나면 그의 따뜻한 마음 씀새에 호감이 간다.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매사에 적극적이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섬세함이 있다. 그의 시는 상당 분량이 정신과의사와 환자와의 대화를 취급한다. 항시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객관적인 표현에 주력하면서 울며불며 한풀이로 쏟아내는 끈적한 한국시의 병폐를 피한다. 그는 또 음악연주를 시 속에 많이 깔고 있다. 시인들이 음악을 듣고 직접 간접적인 감성과 영감으로 물상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것과는 달리 연주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읽다 보면 그 장단에 흥이 절로 나고 음악을 몸으로 느끼는 이상한 경험을 가지게 된다. 시를 읽으면서 장단을 맞추며 흥겨워하다니! 그의 시가 혹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 확고한 역사의식 속에서 생성되지 않았으리라는 의심을 바람처럼 모두 감싸 안고 혼자서 농담하듯 절벽에 서 있는 그를 본다. 언뜻 외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의연하게 미소 짓고 있다.
- 마종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