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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따뜻하다 (시안황금알 시인선 24)
지은이 : 오창렬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08년 8월 30일
사양 : 120쪽 |128*210
ISBN : 978-89-91601-56-7-03810
분야 : 황금알시인선
정가 : 7,000원
오창렬의 첫 시집에서 단 한 편만 대표작을 고르라면 나는 「부부」를 집어 들겠다. 이 시에서 '이차선 도로의 양끝을 팽팽하게 잡고 걷는' 부부는 그의 시적 지향을 잘 대변한다. 겉으로 부부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 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화자의 위치가 보인다. 화자는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고 부부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의 시는 '사이'에 대한 탐색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사이'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미적인 긴장에 닿게 되고, '사이'를 바라봄으로써 세계와의 훌륭한 균형을 획득한다. '사이'의 비밀을 일찍 알아차린 자의 흐느낌이 촉촉하게 스며들어 있는 시집이다. - 안도현(시인)

오창렬 시편들은 삶의 오랜 기억들을 심미적으로 재구성하는 서정시의 양식적 특성을 일관되게 지켜간다. 그는 언제나 "누구 기다리는 얼굴"(「서 있는 것」)을 하고 있고, "천천히 가서도 그리운 누구를 만나고"(「천천히」)자 한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 간절한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누군가를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가 따뜻해져야 한다는 걸"(「서로 따뜻하다」) 노래하고 "오래는 멀리 떨어져 사는 세상의 아름답고 슬픈 것들"(「독도獨島」)을 따듯하게 감싸안고 있는 그의 목소리가 착하게 번져온다. 글썽이는 눈으로 사물들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절절한 슬픔과 위안의 기억들을 정직한 반추의 힘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오창렬 시학은, 그래서 더욱 잔잔한 격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묵정밭 일구고 다시 길을 맑혀"(「나에게 편지를 부치다」)가는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시간의 풍경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