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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유점의 작품은 오랜 기억의 파노라마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어 읽는 사람의 마음을 그리로 소용돌이치게 한다. 머언 과거로부터 솟아난 한 폭의 그림이 지금의 나를 구속하듯이, 나는 ‘끝나지 않은’ 화면 속에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것은 “복제된 거울 속 자아”일 수도 있고, “숨은 멎고/ 영화는 끝났다”며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침묵일 수도 있으며, 또는 “한사코 약아빠진 인간을/ 그립다 그리워 피 맛이 그립다”고 말하는 거머리 인생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절망을 그린 것일 수도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무한한 연민과 고뇌가 반성하고 절제하면서, 이 한 권의 시집이 두루 읽히기를 바라는 것이다.
- 이수익 (시인)
필멸의 존재로서의 인간의 삶은 비밀의 연속임이 틀림없다. 윤유점 시인에 따르면 가려져 있고, 숨겨져 있으며, 해독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에 인생의 본질이 위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야 하는 인간 존재의 비극을 향한 가열한 질문의 예술적 현현이 바로 윤유점의 현대시일 것이다.
- 권온(문학평론가)
윤유점 시인에게 있어 세상은 뛰어들어 이전투구를 일삼을 곳이 아니라, 적당히 외면하며 거리를 두고 관조할 대상이었으리라. 모든 것이 견딜 만큼 적당하고 미온한 세상과의 타협에서 벗어나 치명적 동기 유발이 필요한 이때, 윤유점 시인은 詩 속에 욕망의 불을 붙이고 고무하는 영감을 고취시켰다. 그러기에 그녀의 시 속에는 가장 훌륭한 영감촉진제와 창작점화제가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 김다희(시인)
윤유점 시인의 시편들은 대상에 대한 웃음과 울음의 경계에서 페이소스로 가득 차있다. 이는 시적 대상을 끊임없이 감성의 극점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에서 발견된다. 자칫 의도와 달리 감정 노출이 심할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경지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건 윤유점 시인의 시적 기질과 재치 있는 시어의 연금술 덕분이다. 한편, 자신을 바닥까지 던지는 치열한 엄격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적 유머와 웃음을 선사하는 미덕도 갖추고 있다. 그의 시 “이 세상은/ 고해로 가득해서/ 배꼽 빠지게 웃다가/ 눈물 나듯이// 울다가/ 웃는”(「내가 잘하는」) 것처럼 가만히 보면, 참 눈물이 많은 시인이다.
- 김영탁(시인·『문학청춘』 주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