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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탔다 (황금알시인선89)
지은이 : 엄태경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14년 8월 9일
사양 : 104쪽 | 128*210
ISBN : 978-89-97318-52-0-03810
분야 : 황금알시인선
정가 : 9,000원
그의 시는 살의 생크림 케이크 만들기며 그 케이크 드레싱 하기이고, 살의 에칭이며, 살의 실크 스크린이기에 일단은 아프다. 그 어느 구석 하나 푸근하거나 가서 쉴 만한 곳이 없다. 만지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들었다는 미다스 왕처럼 그의 손이 닿는 곳에는 그의 살점이 묻어난다. 그리고 그가 만진 그 모든 것들 역시 그의 살이 되어버린다. 이 ‘저주’는 자기중심적인 의인화와 활유법을 넘어선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엄태경은 일생 그 저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아이로니컬하게도 그의 그러한 저주가 그를, 그리고 우리를 살게 할 단초를, 마치 어둠 속의 빛처럼 제시하기도 하니 고통이다.
- 김영승(시인)
 
 
엄태경 시인은 이미 귀신을 봤고, 현실 너머 그림자 세계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길목도 잘 보고 있는 듯하다. “툭 등을 치는 투명한 웃음/ 구부러진 뒷모습 푸성구 할머니 허리가 접히도록 외로우셨나 보다/ 눈이 멀도록 읽어도 끝이 없다/ 하루하루가 몹시 고단하던 그 집도 지금 귀가 밝아져 듣고 있을까/ 배고픈 그 밥집 앞에 서면 아직 땀내와 고단함이 뒤섞인 기척들/ 아무 때나 칼날을 뱉지 마라 피 흘리는 신음에 흠뻑 젖어도 조심 또 조심/ 공장지대도 아니면서 낡은 기계들이 울고 수상한 기운에 별안간 가슴 미어지는 그곳/ 갯벌을 도려낸 바다는 시리게 쓸쓸하다 저녁 단단한 땅을 밟고 그 바다를 바라보면/ 떨리는 손길로 신발끈을 묶는 그의 어깨에서 시리도록 푸른 물이 솟는다/ 서 있는 사람들 자꾸 줄어드는 집과 마술처럼 사라지는 물건들 날렵하게 잘린 발목들이/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던 작은 시계가 귀찮은 듯 째깍, 날카롭게 잘라 대답할 때까지/ 어렴풋이 제 몸을 그려내는 세상 저쪽에 어른거리는 그림자가 있다/ 있지도 않은 글씨체로 적었던 견뎌내야 한다 어찌 되었던 견뎌내야”하는 시詩의 곡비哭婢 엄태경 시인 눈물로 시는 빛이 난다.
- 김영탁(시인·『문학청춘』 주간
엄태경 시인은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수도여자사범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믿음의문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으로 『그 집은 따뜻하다』가 있다. mizzy0220@hanmail.net
1부
하루 죽도록 달리다·12
떠도는 봄·13
짠한 오후·14
큰 소리로 울다·15
즐거운 그림·16
거기 배나무집·17
수북한 밥 한 그릇·18
편두통이 말하다·19
얼싸 백마강·20
신 나는 배우 집게벌레·21
문산리 가는 길·22
저녁, 문산리·23
안녕, 미스 박·24
비상구는 어디·26
 
 
2부
그녀와 함께 웃다·28
화수부두로 가다·30
화수부두에서 놀다·31
어, 눈물이·32
어느 참전용사의 일기·33
서늘한 말복·34
산낙지회·35
강가에서·36
푸른 옷소매·37
만만치 않은 주씨·39
하루가 너무 길다·40
그저 기다리다·41
변한 것은 없다·42
우리들의 묘지·43
저울 기우뚱하다·44
일어나 어서·45
즐거운 나의 집·46
 
 
3부
꿈이 대답하다·50
원이 엄마·51
나는 산쵸빤챠·52
잠 사레들리다·53
백색왜성·54
닭집 여자·55
어머니 이제야 입을 여시다·56
평안하십니까·57
거짓말·58
어제 같은 오늘·59
다섯 손가락·60
신데렐라에게·61
오늘의 운세·62
지금, 여기·63
얼떨떨한 저녁 한 컷·64
 
 
4부
무서워요·66
모두 잠들 때까지·67
사나운 속살·68
쌉쌀한 풍경·69
황금시대·70
어느새 가을 오다·72
상냥한 안부·73
소풍·74
갑자기 싸늘하게·75
투명한 편지·76
누구세요·77
그는 행복하다·78
숨은그림찾기·79
닭 한 마리·80
창백한 난타전·82
호랑이를 탔다·83
 
 
발문 | 김영승
우연과 필연 사이에서의 개연성 없음, 그 살로 그린 그림,
그 살의 노래·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