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의 시조는 남다른 기억의 힘으로 지난날을 낱낱이 재현하면서 그 시간을 항구적으로 간직하려는 꿈의 세계에서 발원하고 완성되는 언어예술이다. 한 영혼의 온전한 기억을 기록해온 서정양식으로서의 시조가 독자적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때 그의 시조는 일관된 합리성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구축되는 선험적 질서가 아니라 이성이 그어놓은 표지標識들을 재구성하면서 상상해낸 상징적 질서에 의해 스스로를 증명하게 된다. 이제 그 세계 안으로 한 걸음씩 들어가 보도록 하자. -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김민성 시조인은 대상이 되는 시적 질료를 본능적 언어 감각으로 압축과 절제된 의미를 부여하여 육화된 시조를 빚어낸다. 손두부의 간을 맞추듯 사람이 살아가는 ‘간격을 섬긴 후에’, ‘그 너머의 맛’(「간이 맞다」)을 우려내는 다의적 표현으로 눈길을 머무르게 하는 참살이 사유의 지혜를 보여준다. ‘눈에 띄는 외모쯤이야’ 무심히 할 수 있지만, ‘낡아서 따뜻한 것을 함부로’(「오래된 것에 대한 사유」)하지 못해 ‘시간’을 ‘거꾸로’ 매달고 ‘진한 묵언’(「달이다」)을 해독한다. 간이 맞는 음식을 조리하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마주한 눈빛’으로 인간 관계까지 간을 맞추었으니, 대단한 시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청매환’처럼 오랜 세월 각고하여 빚어낸 그의 감칠 맛 나는 시조를 읊조리며, 행간에 배어있는 유의미한 가치를 음미하는 즐거움이 감미롭다. - 김복근(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문학박사)
김민성
경남 양산이 고향이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2006년 『시조와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두레문학, 삽량문학, 늘창문학 회원이며, <이팝시> 동인으로 활동. 논술 지도사와 독서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