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심 시인의 시는 생과 사, 만남과 이별, 희망과 절망이 근본적으로 하나라는 인식에 닿아 있다. 힘겹게 살아왔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 끝없는 그리움과 외로움 속에서 농촌에서의 삶을 인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시인의 삶도 결국 그 뿌리가 하나라는 인식을 내비치고 있다. 본질적으로 강시인의 시는 양면적 존재의 모습들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으면서도 존재의 근원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인의 삶은 어쩌면 가시 많은 장미가 만발한 정원 같다. 그러나 어쩌랴. 시인은 고통과 좌절이라는 자양분을 먹고 사는 존재이며 시는 역설적이게도 그 고통 속에서 더욱 황홀하게 피어나는 것을. 시의 자양분을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전달하고 있는 강덕심 시인의 시편이 치렁치렁한 가지를 뻗어 꽃 피우고 열매 맺는 고통의 축제에 더욱 치열하게 다가설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