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어휘들 배치와 그 구조는 정말 독특하다. 작품에 등장하는 어휘들은 ‘죽고, 살고’ ‘울고, 웃고’, 그리고 ‘괜찮다’가 전부다. 만약 시제가 「사방치기」나 아니었더라면, 그리고 이에 관계되는 ‘깨금발’과 ‘금’이라는 단 두 개의 어휘가 없었더라면 이 시는 전혀 독해불가의 ‘시도 아닌 시’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더구나 이 어휘는 단 한 번씩만 작품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단 한 번 등장하는 이 두 개의 어휘는 작품의 이해뿐 아니라 역설적 발화의 연유를 밝히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시인이 견인한 토착어들과, 그리고 이를 언어조형 능력으로 어떻게 서정적 문장으로 구조화시키는지를 보았다. 그 결과 우리는 시적 대상을 선연한 감각으로 인식하고 거역할 수 없는 그리움의 정서에 빠져들었다. 비록 어렵고 힘들었을지라도 어릴 적의 고향은 ‘잃어버린 낙원’으로 우리 모두의 의식 심층에 남아있다. 우리는 글을 통해 그 낙원의 서정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이다.
- 호병탁(시인·문학평론가)
김석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석사)를 졸업했다. 2004년 『시인정신』(시), 『문학청춘』(시조)으로 등단했다. 시집 『거꾸로 사는 삶』 『침묵이라는 말을 갖고 싶다』 등이 있다. 대구문인협회 사무국장·편집국장·감사를 역임했다. 대구예술상 문학부문 수상을 했다. 현재 대구예술가총연합회 감사로 일하며,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죽순문학회 회원, 시아띠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