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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고양이 (황금알시인선 260)
지은이 : 엄영란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22년 12월 24일
사양 : 136쪽 | 128*210
ISBN : 979-11-6815-040-9-03810
분야 : 황금알 시인선
정가 : 10,000원
엄영란의 시편들은 시간에 밀려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외롭고 쓸쓸하고 슬프고 아린 시선으로 대상을 끌어안으며 한몸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상들과 동일시화 하는 곡비(哭婢)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일정한 간격으로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대상들과 서로 교감하지만, 그 정서를 고양하여 한 겹 벗어나 울 듯 울 듯하지만, 울지 않고 울음을 안으로 삼켜, 내면화에 충실하다는 뜻이다. “그는 절름거리며 자꾸 죽음 쪽으로 가고 있다/ 나는 그의 키보다 높았던 그의 지게를 생각”(폐선)하는 진술에서 보듯, 에둘러 소멸해 가는 대상보다 키가 큰 지게를 떠올리므로 절제와 승화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또한, 새의 울음으로 화자(곡비)를 대신한 현자가 갔다/ 새가 울었다”(죽전(竹田))는 곡비로서 새의 현현은 그만큼 엄영란의 아니리의 화법이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이다. “강물이 강물을 끌고/ 하회가 느리게 흐른다./ 처음도 끝도 없이 흐른다라는 시 하회(河回)에서 가족을 잃고 슬픔을 견디는 서사의 강물이, 시작도 끝도 없이 흐르면서 죽음을 넘어선 영원성으로 회귀하고 있으므로, 죽음도 화회라는 공간에서 삶의 영속성을 얻고야 만다. 그밖에 나에겐 아름다운 아들이 있어」 「김이든 금이든」 「그네등의 시편들은 감각적이며, 대상들의 페이소스적인 상황을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엄영란의 첫 시집을 가로지르는 특징 중 하나는, 급격한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생물학적으로 질병과 고통을 수반한 노인에 대한 한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노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 밥 먹었어?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그녀가 묻는다 통유리 너머 마을버스가 지나간다 참기름 짜러 가야 하는데! 그녀는 참기름 집에서 자꾸 꺾어진다 참기름 같은 기억이 지나가는 중인가보다 잎 떨어진 나무가 검어”(참기름 짜러 가야 하는데)지는 기억이 희미해져 시공이 착종현상을 불러오는 서사의 장면은 리얼리티를 견인하면서도 언어를 이끌어가는 힘이 대단하다. ‘나 밥 먹었어?’라는 물음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당면한 생존의 물음표이고, 다시 생을 노래한 대긍정의 삶을 전개한다. 열 손가락 깨물면 어디 안 아픈 데가 있을까마는 엄영란의 시편들은 오랫동안 담금질한 튼실한 내력을 확인하는 시간들이다. 그러므로 엄영란의 다음 시집이 기다려지는 건 당연한 기대일 것이다.
-김영탁(시인·문학청춘주간)
엄영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2012문학청춘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장미와 고양이가 있다.
yran0624@hanmail.net
 

1
 
가을·12
걸리다·13
장미와 고양이·14
고요의 그늘에 서다·16
명자의 일기·18
휴지처럼·20
현자·22
번지다·24
빨랫줄과 빨래집게·26
노래 부르고 싶은 날·27
송충이·28
무릎이 아파요·30
기름종이 안이었어요·31
그네·32
수수·34
 
2
 
배추와 배추벌레·38
양철 지붕에 비가 내리는 동안·39
자폐·40
해바라기·42
목련·44
참기름 짜러 가야 하는데·46
분홍 알러지·48
그랑프리 빵집·50
초록에 갇혀·52
비닐봉지 속의 애호박처럼·54
꽃 이야기·56
인천 자유공원에서·58
·59
떨어지는 것은 찬란하다·60
특별시에서 살아내기·62
 
3
 
꽃밭·66
김이든 금이든·67
빈집·68
밑단은 언제나 섬세해야 해요·70
나에겐 아름다운 아들이 있어·72
·74
휴일·76
그 아이·78
그때 나는 19층 통유리 안에 있었어요·80
햇빛에 모래는 찜질 되는데·82
·83
덕산댁·84
하회河回·86
·88
폐선·90
 
4
 
강씨와 리어카·94
기차·96
노랑 혹은 누렁·99
찬바람 소리는 왜 나지막한가·100
순대의 시간·102
만수, 만수역·104
건대역 6번출구·106
까진 코를 찾으러·108
·110
겨울 산·112
맵고 단단한 것은 찜이 되지 않아요·114
강의 깊이·115
고택·116
지심도·118
죽전竹田·120
 
해설 | 이경림
현상시시각각변화하는시간의얼굴·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