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철 시인은 절절함과 신명이 묻어나는 촌철살인의 언어로 보고 느끼고 살아온 모든 존재의 본질과 현상을 유감없이 끄집어낸다. 사람의 마음을 단숨에 베는 단검이 시 속에 들어있다는 말이다. 그가 휘두르는 언어의 광휘는 사람의 마음을 쉽게 웃고 울게 한다. 이번 시집에서는 창조적으로 형상화된 그의 미학이 정점에 다다른 듯 여겨진다. “그리움의 끝”을 향하여 숙명으로 끌고 가는 시적 행보의 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을 둘러싼 온갖 인연을 호명하며 갈무리하는 이번 시집은 한마디로 “칠십리 그 위에 뜬 등불”이다.“슬픔으로 먹는” “서귀포 동문로타리 닭내장탕”이며 망오름에 내리는 “2022년 첫눈”이다. 이번 시집에서는 문학의 본령에 끝없이 천착해온 그의 미학을 “눈물 창창”하게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 강영은(시인)
40여년 오체투지로 온몸을 이끌고 시업詩業에 임했다는 오승철 시인. 조용하기만 했던 중학교 친구. 그에게 이런 엄청난 기운이 또아리고 있음을 당시에는 알아채지 못했다. 걸림 없는 시상詩想, 거침없는 표현, ‘허걱’하게 하는 시어들, 바로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친구라는 것이 마냥 자랑스러웠다. 감히 범접 못할 시세계인 듯 했지만, 그의 시를 접하며 등단하는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제주 자연을, 제주 사람을, 절절하게 때로는 신명나게 풀어내는 그 마음을 헤아려보며 눈길 닿는 곳, 마음 머무는 곳, 온기를 가지고 다가설 수 있게 이끌어준 친구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낸다.
- 권정숙(중학교 시절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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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철
서귀포 위미에서 태어나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겨울귤밭」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있다. 시조집으로 『사람보다 서귀포가 그리울 때가 있다』 『오키나와의 화살표』 『터무니 있다』 『누구라 종일 홀리나』 『개닦이』 등 5권을 펴냈고, 단시조 선집으로 『길 하나 돌려세우고』,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사고 싶은 노을』 8인8색 시조집 『80년대 시인들』 등을 냈다. 중앙시조대상, 오늘의시조작품상, 한국시조대상, 고산문학대상 등을 받았다.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의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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