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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핀다
지은이 : 문봉선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10년 3월 3일
사양 : 128쪽 | 128*210
ISBN : 978-89-91601-78-9-03810
분야 :
정가 : 10,000원
문봉선 시인은 1962년 대구에서 출생했고 현재 동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재학 중이다. 1998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독약을 먹고 살수 있다면' '진심으로 진심을 노래하다'를 상재하였다. 2008년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 현대시인 작품상' 수상하였고 2004년 율목문학상 수상을 수상하였다. 현 (사) 한국 현대 시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전 한국시인협회 이사장을 지냈던 오세영 서울 명예교수가 쓴 발문이다.

문봉선씨가 시집을 낸다면서 내게 서문을 부탁해왔다. 나 외에도 다른 좋은 분들이 없지 않겠지만 굳이 내게 주문을 청한 그 마음이 미쁘다 할까. 선 듯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아니 굳이 거절할 일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문시인과 내가 서로 만나 문필로 인연을 맺어온지 어언 15, 6년, 그만한 세월이라면 짧지 않은 생의 길을 함께 걸어온 도반이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문봉선씨를 어떤 조그마한 시회(詩會)를 통해 알게 되었다. 큰 모임도, 주목을 받는 집회도 아니었다. 그저 무명에 가까운 시인들이 서로가 좋아, 인간이 좋아, 시가 좋아 무작정 만나 즐거운 모임이었다. 거기에는 지하철 전동차 기사도 있고, 음식점 주방장도 있고, 해양 탐사대장도 있고, 초등학교 선생님도 있고, 독도 지킴이도 있고, 대학교수도 있다. 문단의 주목거리가 되지도 않는-아니 그런 문제에 대하여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는 -이 다양한 개성들의 순수한 모임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한마디로 아름다움이라할까. 아름다운 사람들끼리 모여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또 아름답게 살려는 이 모임의 키 워드가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을 매개한 것이 바로 시였다.
나 역시 시를 쓰는 사람으로 일찍이 이들의 이같은 분위기에 매료 당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들과 우정을 맺어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십수년, 그런데 오늘 이들 중 한 분인 문봉선씨가 시집을 낸다고 한다. 어찌 축하의 말씀을 아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시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작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문명(文名)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맺어진 감동과 아름다움 때문이다.
내가 겪어본 문봉선씨는 아름다운사람이다. 그에겐 그 어떤 미움이 없다. 그 어떤 갈등도 그녀에게는 화해의 대상이 된다. 문봉선씨는 참 착하다. 나는 그녀가 단 한번도 화를 내거가 얼굴을 찌푸린 것을 보지 못했다. 너무 착해서 어떤 때는 바보스럽다는 느낌마저 들 때도 있었다. 문봉선씨는 항상 누군가를 위해서 베푸는 사람이다. 사적으로 듣기에 그녀는 그가 살고 있는 조그마한 도시에서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가리지 않고 즐겁게 자원봉사하는 분이다. 그리해서 심지어는 주민들이 그녀를 그 도시의 일꾼으로 추천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시와 사람은 같다고 했던가. 이같은 문봉선씨의 인간됨은 그녀의 시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잘 버려야 잘 산다
시도, 사람도,

새빨간 사과하나
환한 대낯에 거짓말처럼 익는다
- ?사과꽃? 전문

간결하지만 투명하고 절제된 표현에 시인의 고운 심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아름다운 시다. 그녀의 이같은 시심(詩心)은 비록 작지만 머지 않아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꽃으로 만개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