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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노이아
지은이 : 오성근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20년 5월 15일
사양 : 124쪽 | 128*210
ISBN : 979-11-89205-62-1-03810
분야 :
정가 : 10,000원

꽃들에게 고개 숙여야 한다는 것은 절대적 겸손의 은유적 표현이다. 가난한 시인의 현재 모습을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히 푸른 나무에 비유된다. 열매 없는 나무가 쓸모없는 나무는 아니다. 잎이 무성하다는 것은 아직 꿈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고 따라서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식물에게조차 머리를 조아리며 극도로 겸손해진 시인은 마침내 신의 부르심을 듣는다. 그런데 그곳은 푸른 초원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자갈마당이다. 시인은 그곳으로 기꺼이 가고자 한다. 자갈마당은 무거운 십자가의 다른 이름이다. 신앙인은 십자가를 지고 그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는 사람이다. 낙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십자가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러니 역설적으로 십자가 고통은 축복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십자가의 길은 더없이 지난하고 고독하며 때로는 짐승처럼 잔인하고 독하고 숨 막힌다. 그 길의 과정에 시가 창작된다.
 
문패 없는 내 집 마당은
어느덧 가을 나비들의 통로
햇볕만 따가운
향기 없는 자갈마당을 어찌 찾아오는가
빈집 댓돌에 엎드려
잠시 여신처럼 잠들려는 걸까
내 시름 한가득 지고 지금 막
고추밭 너머 사라지는 눈먼 사랑이여
― 「노년의 뜰 4
                                            ― 박석근(소설가)

오성근吳成根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197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희곡), 1989년 제9회 크리스찬 신인문예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목에서 목마름까지, 3인시집 태초의 바람, 4인시집 달 바람 돌 풀(1, 2, 3, 4)이 있다. 희곡집으로 우리동네 성냥공장, 파랑새 절벽을 날다, 세상에서 가장 먼 포구등이 있다.
공연작품으로 <데이신따이>(16회 전국연극제), <성냥공장 아가씨>(인천연극협회), <사슴아, 사슴아>(극단 십년후, 24회 인천연극제 대통령상 수상), <울 밖에 선 봉선화>(25회 인천연극제, 극단 피어라), <도원을 가다>(30회 인천연극제, 극단 피어라) 등이 있다.
1
들국화 따기·10
 
2
손바닥 그림·18
 
3
귀촌일기·34
 
4
노년의 뜰·64
 
5
메타노이아·82
 
해설
박석근 | 자갈마당에 핀 꽃들·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