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에 대한 연구의 열기에 비해 미술사학계에서는 민화의 한국적 특징과 토속적 미감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창의성과 변화상을 중시하는 근대적 창작주의와 역사주의에 입각하여, 미술사 사료로서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간주했다. 상층 문화의 침강에 따라 인습적이고 상투적으로 전개되어 왔기 때문에, 시대적 변화와 창의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서술되는 한국 회화사에서 다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990년대의 탈근대주의에 따른 문화다원론 등에 힘입어 민화의 모태이며 상층부를 이루었던 궁중회화=궁화(宮畵)에 대한 연구를 비롯하여 중국 민간 연화(年畵)와의 관계 등, 동아시아의 장르 관습과 문화 유통의 맥락에서 그 구조적 실체 파악을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책가도와 요지연도, 곽분양행락도, 까치호랑이 그림, 십장생도, 백자동도, 문자도, 감모여재도 등을 대상으로 대학원 미술사학과의 석사논문을 포함해 미술사적 의의를 규명하기 위한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